2022년 2월 28일 퇴사 후, 한 달 반 정도 집에서 실컷 뒹굴거렸다. 잠도 실컷 자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밀린 넷플릭스도 보았다.
4월 중순이 되자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고양이쉼터에서 주최한 플리마켓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 그곳에서 만난 봉사자님의 소개로 여성풋살클럽에 참여하였고 첫 경기에서 다리가 부러졌다. 다행히 수술은 하지 않고 한 달 반 동안 집에 가만히 누워있어야 했다.
퇴사 후 첫 한 달 반은 자발적으로 쉬어서 괜찮았지만, 골절 후 한 달 반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 열정과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지 방황하던 중, 지역 문화재단의 주민공모사업 공고를 발견했다.
지역의 문화를 담은 매거진을 만드는 사업이었고, 이거다 싶어 다른 고양이쉼터 봉사자님과 함께 신청서를 냈다. 길고양이 입양 활성화를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이었고 합격했다. 코로나 여파로 다행히 서류심사만 있었고 오리엔테이션도 ZOOM으로 진행되어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발견해버렸다. 지역 문화재단의 다른 주민공모사업 공고를. 이번에는 지역 문화와 관련하여 자유롭게 실험하는 프로젝트였다. 고양이쉼터의 쉼터장님과 다른 봉사자까지 세 명이 그룹으로 신청하였고, 가을에 있을 고양이쉼터 플리마켓에 판매할 상품을 개발하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클래스를 6회 운영하는 내용이었다. 보조기를 차고 절뚝거리며 이동하여 면접을 보았고 합격했다.
동시에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역에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6월 중순, 절뚝거리며 상가를 찾아 임대하였고 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렇게 나만의 작업실 겸 독립서점이 시작됐다.
사업하는 엄마고양이/창업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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