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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7

[책 리뷰] 앤드루 로빈슨 <지진> 지진은 1700년대 중반에 과학의 한 분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탈리아 의사 도메니코 피냐타로는 1783년 1월 1일부터 1786년 10월 1일까지 이탈리아에 일어났던 1,181번의 지진기록을 분석하여 ‘가벼움, 중간, 강함, 매우 강함’으로 등급을 분류하였고 이는 오늘날 지진 측정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 세기가 흘러, 아일랜드 토목기사 로버트 말레는 20년 넘게 전세계의 지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고, 라는 책과 를 출간하여 지진학이 체계적인 과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여했습니다. 지진에 대해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일본입니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땅 아래에 거대한 메기가 있어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지진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이지유신이 시작되고 188.. 2020. 6. 17.
[책 리뷰] 김민주 <평가지배사회> 우리는 끊임없이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평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평가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어느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상태를 넘어 이제는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고 말합니다. 평가 결과를 통해 세상의 많은 것이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고, 심지어 평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평가로 이미 특정 행위가 제약되거나 유인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무수히 많은 평가 속에서 살아 왔지만 정작 평가 행위 자체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평가 내용에만 집중해서 평가를 더 잘하려고 했거나 혹은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데 집중했을 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평가지배사회의 단면입니다. 평가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기보.. 2020. 6. 17.
[책 리뷰] 이향규 <후아유> 교육학 박사인 저자는 영국인과 결혼하여 두 딸을 두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이주여성으로,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정으로 살아가며 겪었던 경험과, 국책 연구소와 대학에서 다문화‧북한이탈 청소년 교육 관련 연구를 한 경험을 넘나들며 그려냄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문제의식 없이 대상화하였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여성, 아내, 어머니, 이주민, 연구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마다 다른 부분에 공감할 수 있는 책이어서 소개합니다. 저자는 2000년 9월에 영국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한국에서 잠깐 살다가 영국에서 또 잠깐 살다가 한국에서 길게 살다가 얼마 전 다시 영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의 나라에서 다시 살게 되니 그가 한국에서 겪었을 어려움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2020. 6. 17.
[책 리뷰] 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 이 책의 저자는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유현준 교수입니다. 공간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명견만리, 알쓸신잡2, 어쩌다 어른 등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고 건축 관련 칼럼과 책을 쓰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이 책은 출간된 지 석 달 만에 18쇄를 찍을 정도로 베스트셀러로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 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고, 흥미로운 부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건축물을 물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축물의 진정한 의미는 건축물이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완성됩니다. 같은 집이지만 그 집에 담기는 추억과 이야기가 달라지며 전혀 다른 집이 됩니다. 저자는 1장에서 우리나라의 학교 건축물에 대해 비판합니다. 학교 건축물을 양계장 혹은 교도소로 비유하며 이.. 2020. 6. 17.
[책 리뷰] 박막례, 김유라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70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유라 씨의 이야기가 담긴 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박막례 할머니는 1947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하여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가난 속에서 고단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가난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험한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고, 사기 등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70대가 된 박막례 할머니가 치매 위험 진단을 받게 되자 손녀 유라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 여행 영상이 인기를 얻게 되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됩니다.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는 불안과 좌절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할머니의 유머와 시원한 욕에는 삶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 2020. 6. 17.
[책 리뷰] 박하재홍 <10대처럼 들어라> 10대 청소년들은 대중음악에 큰 관심을 두고 가수들의 사생활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평소엔 동아시아의 역사적·정치적 관계에 관심 없지만, 가수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어 중국이 발칵 뒤집힌 사건을 접하면 이 복합한 사태의 원인을 무척 궁금해 한다. 청소년과 지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은 어른에겐 좋은 기회이다. 저자는 수업에서 청소년들을 처음 만나면 먼저 추천 음악을 받고 그 음악을 매개로 끌어올 만한 이야깃거리를 준비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자이언티의 를 추천 음악으로 선택하면, 작고 은밀한 아지트에 사람들을 불러 모아 공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초기 독일낭만파 음악가인 슈베르트가 당시의 자이언티라고 할 수 있다며 를 함께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가 책에서 초등학교 5~6학년 추천음악 리스트를 제시.. 2020. 6. 17.
[책 리뷰] 신종원 <전자 시대의 아리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일제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을 독자들의 감각을 고통스럽게 하는 방식으로 표현해내었다. 작품은 시공간을 정신없이 넘나들며 독자를 혼돈에 빠뜨리는데, 전자 시대에 살고 있는 독자를 가장 전자 시대스러운 방식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작가는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상상해보라고 명령한다. 우리가 잊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불행한 사실’ 혹은 ‘세상에 없는 비밀’에 자꾸만 다가가라고 떠민다. 인간 곁에서 오랜 시간 머물지만 인간이 아닌 ‘화강암 기념비’, ‘레코드’, ‘건물(경성군사통신연구소, 경성라디오기지국, 니쿠야, 푸줏간, 고깃간)’ 등에 생명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일제가 조선인들에게 모진 고문을 하여 얻은 비명, 애원, 울음소리 등을 푸줏간의 소음으로 치부.. 2020.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