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이던 엄마고양이/글쓰기

[책 리뷰] 신종원 <전자 시대의 아리아>

by 일하는 엄마고양이 2020. 6. 17.

출처 :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2241170357779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일제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을 독자들의 감각을 고통스럽게 하는 방식으로 표현해내었다. 작품은 시공간을 정신없이 넘나들며 독자를 혼돈에 빠뜨리는데, 전자 시대에 살고 있는 독자를 가장 전자 시대스러운 방식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작가는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상상해보라고 명령한다. 우리가 잊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불행한 사실혹은 세상에 없는 비밀에 자꾸만 다가가라고 떠민다. 인간 곁에서 오랜 시간 머물지만 인간이 아닌 화강암 기념비’, ‘레코드’, ‘건물(경성군사통신연구소, 경성라디오기지국, 니쿠야, 푸줏간, 고깃간)’ 등에 생명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일제가 조선인들에게 모진 고문을 하여 얻은 비명, 애원, 울음소리 등을 푸줏간의 소음으로 치부하고 연구한 사실, 현대의 연구자들 또한 자신의 사욕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연구대상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 마침내 진실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군인들 또한 귀를 닫고 회피하는 사실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 혼란스러운 작품 마지막에 마침내 자신의 의도를 내비친다. 기억도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모놀로그 또는 아리아와 같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기억하는 것은 오직 작가와 독자의 상상력뿐이라고 말이다.

 

 

 

아리아 : 극적인 음악에 나타나는 독창곡 또는 이중창곡, 극적인 상황이 급속히 전개되어 정서가 억제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을 때 음악적으로 배출되는 것

 

 

댓글